
고향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고향에 왔습니다.
친구와 인사를 하고 고향 집으로 가는 길, 차를 집이 아닌 졸업한 초등학교가 있는 동네로 돌렸습니다.
갑자기 가고 싶었습니다. 그동안에도 차를 타고 지나가보았지만 이번에는 차를 세우고 거리를 걸었습니다.
건물들은 그대로입니다. 거리를 거닐다가 27년 전쯤, 이 거리를 누볐을 어린 제가 생각났습니다.
분식집이 조그마한 책방으로 바뀌고, 학교 끝나고 연탄불에 쫀드기를 구워 먹던 문방구는 문을 닫았습니다.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떡볶이, 김말이 사 먹는 걸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용돈으로 떡 하나 사 먹는 것도 망설여졌습니다.
가끔 김말이 하나, 또는 떡 하나를 사서 천천히 먹곤 했습니다.
그럴 때면 떡 하나만 먹기 위해 접시 하나를 쓰는게 못마땅하셨는지,
옆에 있는 친구 접시에 같이 덜어먹으라며 핀잔을 주셨습니다.
어린 마음에 조금 속상했습니다.
다 말하기 힘들지만, 즐겁고 슬프기도, 우울하기도 했던 그때였습니다.
어려웠던 그 시절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관심과, 사랑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 주셨던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이 왜 필요한지 알게 해 주셨습니다.
선생님이 떠나시는 날 교실은 하루 종일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웠고 그냥 다 이렇게 사는 줄 알았던 그때,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돌아보니,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는지, 그때 나를 안아주고 위로해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잘 견뎌내고 있다고,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 주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