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싶던 자전거가 있었다.
나에게 맞는 자전거 말이다.
누구 하나 시간약속 하지 않았는데 하나둘씩 자신만의 자전거를 뽐내며 동네 가운데 둥구나무 아래로 모인다.
나는 아무것도 없지만, 운동화를 신었다. 친구의 자전거를 빌려서 타야 한다.
친구들이 속도 자랑을 마치고 슬슬 다른 놀이를 찾는다. 친구에게 다가가 자전거를 빌려 늦은 속도 자랑을 한다.
내 것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언젠가는, 어떻게라도, 노력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노력하지 않아도 자기 자전거를 가진 친구보다 자전거를 잘 탈 수 있게 되었다.
내 것이 없기에 열심히 타야 했다.
그토록 타고 싶던 자전거가 결국 나를 더 먼 거리로 데려갔다.